heedy in world tour

[오스트리아] 들판을 건너 만난 클림트

heedy 2023. 5. 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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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중 가장 최악인 나라가 있었다면 바로 오스트리아,,

왜냐면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최악이었고, 음식도 맛있는 게 없었으며, 식당에서도 싸가지없는 종업원을 많이 만났다고 해야 하나...?

사실 기억에 남는 추억들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한테 더 추천하지 않는 것도 있는데, 그런 오스트리아에서 딱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벨베데르 궁전의 클림트 작품들을 본 것이다.

벨베데르 궁전은 클림트 작품을 보러 가는 곳이며, 특히 그 유명한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클림트 키스

이 작품은 다들 한 번쯤 봤을만 한데, 우리 집 수건장 그림도 이 그림이다.

그래서 벨베데르 궁전을 갈 때 우리 집 수건장 그림 보러 간다고 농담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때 내가 가서 본 그림의 배치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큐레이터의 역할이 이렇게나 중요하구나 하고 느꼈다.

그럼 그날의 느낌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벨베데레 궁전

Prinz-Eugen-Straße 27, 1030 Wien, 오스트리아

나는 2018년 3주간의 유럽여행의 마지막 나라로 오스트리아를 선택했고, 그 이유는 비포선셋에서 본 비엔나의 풍경이 너무 좋아서였다.

한창 영화를 많이 봤던 때인데, 그때 봤던 그 빈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오스트리아를 가보고 싶었고 또, 빈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에 있는 공연을 어떤 것이든 보고 싶어서 오스트리아를 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봤던 빈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고, 오페라 하우스의 공연은 전체 매진이라 보지도 못해서 그냥 작은 소규모 공연만 봤었지,,

그리고 이미 여행의 끝을 달리고 있어서 너무 힘들고 지칠 때라 더 이상의 감흥도 없어서 벨베데레 궁전도 사실 큰 기대감 없이 갔다.

벨베데레 궁전

심지어 날씨도 우중충하니 ~ 사진도 그냥 의무적으로 찰칵 찰칵 ~ 만 했다.

그리고 들어가면 예매를 하는데, 나는 클림트 작품이 있는 상궁만 예매를 해서 들어갔다.

웃긴 건 아무래도 클림트의 키스로 홍보를 하는 곳이기에, 클림트 키스의 포토존이 있다.

거기서 한 컷 한 번 찍어주고,, ~~ 입장을 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그림을 찬찬히 보기 좋았다.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그림이나 천천히 감상하자 ~~ 하면서 그림을 찬찬히 보는데 내가 아는 작품들도 몇 있었다.

나폴레옹

오 나폴레옹,, ~~ 이 그림이 여기 있는 줄 몰랐는데, 실물로 보니 매우 거대하고 나폴레옹의 위상을 드높이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매우 웅장했던 기억..

고흐 그림
모네 그림

내가 아는 고흐와 모네 그림도 간간히 있어서 보는 재미가 꽤 있었는데, 그래도 클림트를 보러 왔으니 클림트의 그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공간에서 발견한 클림트의 작품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관람 방향대로 그림을 보면 들판, 꽃 무더기 그리고 키스를 하고 있는 연인들의 그림을 차례대로 볼 수 있는데 이 순서를 보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식대로 해석을 해보면 들판을 지나 연인들이 꽃을 피우고 마지막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으로 해석이 됐는데, 연인들이 서 있는 밑바닥의 들판이 작품들이랑 연결되는 기분이 들었다.

큐레이터가 이대로 의도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림의 배치를 신경을 쓰지 않고 봤더라면 이때는 그림의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순서대로 들판을 헤집어 꽃을 만나 마지막으로 연인이 다다른 곳을 본 느낌은 평생 기억될 정도로 여운이 너무 길었다.

이런 느낌 때문에 내가 모든 작품을 직접 보러 가는 것을 포기할 수 없고, 여행을 포기 못 하는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특별전을 위해 작품이 들어와도, 전시회를 보면서 작품이 배치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운 경우가 많다.

나는 이 벨베데레 궁전 이후에 작품을 연결해서 보고 큰 인상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만약 내가 클림트의 키스만 보고 왔다면 이런 느낌은 모르지 않았을까 싶다.

벨베데레 궁전 작품들

클림트 이후에는 사실 어떤 그림을 봐도 크게 감명 깊지 않았다. 그 신선한 충격이 다른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작품 하나하나 좋은 것들은 분명 있었지만, 클림트 작품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에 사실 눈에 그렇게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새롭게 작품을 보는 시각을 이 벨베데레 궁전에서 얻으면서, 작품 관람을 마무리하고 일식집 가서 볶음 우동과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스트리아는 나에게 좋은 나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클림트의 작품을 보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오스트리아 빈을 가게 된다면, 벨베데레 궁전의 작품들을 찬찬히 관람 방향으로 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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